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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내집마련

내 집 마련하고 후회한 이유(아파트 고르는 방법, 실거주 or 갭투자)

by 나는낭구 2022.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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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종잣돈 1억 원을 모아 내 집 마련을 한 후 후회한 이유에 대하여 적어보겠습니다. 입주시점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아파트는 전세를 주고 저는 원룸 월세나 전세를 구해서 살았을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와 제가 아파트 매매 과정 중 실수를 하며 몸소 배운 아파트 고르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내 집 마련
내 집 마련

저는 작년에 지방 비규제 지역의 24평 아파트에 입주했습니다. 입주 직전에 입주권을 사서 사전점검부터 입주까지 정신없이 진행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새록새록하네요. 위에 사진은 입주자 사전점검할 때 찍었던 사진입니다.

1. 매수할 때 했던 실수(아파트 고르는 방법)
1-1. 가격이 오를 집이 아니라 내가 살기 편한 집을 선택한 것!

브역대신평초라고 들어보셨나요? 좋은 아파트를 고르는 기준으로 브랜드, 역세권, 대단지, 신축, 평지, 초등학교의 줄인 말입니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아파트는 엄청 비싸겠죠. 모든 조건을 맞출 수 없을 때는 본인 상황과 지역 조건을 고려하여 최선의 선택을 하시면 됩니다. 제가 매수한 아파트는 신축, 평지, 초등학교만 해당되네요.

 

다행인 것은 제가 입지의 중요성은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부동산은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건물은 바꿔도 그 건물이 서 있는 땅은 결코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파트를 고를 때 중점적으로 고려했던 부분이 교통, 학교, 편의시설인데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입지로 수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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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회사까지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고, 근처에 편하게 갈 수 있는 카페, 식당, 마트가 있는 아파트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근처에 큰길을 건너지 않고 갈 수 있는 초등학교가 있거나 단지 내에 초등학교가 있으면 좋습니다. 학부모들이 선호하여 세입자를 구하거나 매도하기 수월합니다. 학교에서 반경 200m까지는 보호구역으로 설정되어 노래방, 술집 같은 유해업종이 들어오지 않으니 주변 환경도 쾌적합니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아파트 브랜드와 세대 수가 입지보다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지방은 노는 땅들이 많아 언제든지 중심지가 이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대수가 충분하면 초등학교와 상가가 신축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더라고요.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 입주시기가 비슷한 두 아파트를 비교해보겠습니다.

- A 아파트 : 2군 건설사, 600세대

- B 아파트 : 1군 건설사, 1,600세대

A 아파트는 제가 매입한 아파트로 입지는 좋으나 세대수와 브랜드가 약합니다. B 아파트는 외곽에 있는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로 24평 분양가는 A보다 1천만 원 정도 높았습니다. 분양 이후에는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다가 입주 전후로 가격차가 벌어지더니 현재 B 아파트의 KB시세가 A보다 4천만 원 더 높습니다. B 아파트는 출퇴근 시 자차가 필수인 위치라 매수할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요즘 아파트 가격 상승분으로 차값을 뽑고도 남았겠다고 동생에게 구박받고 있어요.

1-2. 상승장에서 원하는 매물을 무작정 기다린 것!
저는 단지를 먼저 선택하고 제가 원하는 동과 층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실입주할 생각이었기에 전망과 일조, 환기가 정말 중요했습니다. 전망과 일조는 직방 3D를 참고하시면 되는데 실거주할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상승장에서 원하는 매물을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정말 위험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호가가 계속 올라가고, 좋은 매물은 금방 거래가 되기 때문에 제 차례까지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2020년 연말부터 집을 알아보다가 2021년 4월에 계약했는데 5개월 동안 같은 아파트 비슷한 조건의 매물이 3천만 원 올랐습니다. 상승장이라면 적당한 조건의 매물을 빨리 계약하는 것이 유리하고, 하락장이라면 마음에 꼭 드는 매물이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2. 갭투자가 아닌 실거주를 선택
갭투자 혹은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것은 전세와 매매가의 차액만 지불하고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신축 아파트는 전세 세입자를 구한 후 받은 전세금으로 잔금을 납부하면 됩니다.
입주 당시 신축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지 않았고 근처에 초중고가 모두 있는 아파트라 좋은 가격에 전세를 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거주하지 않을 경우 생애 최초 주택구입에 대한 취득세 할인을 받지 못하고(나중에 안 사실인데 재건축일 경우는 취득세 할인을 못받습니다.), 정부정책자금인 디딤돌대출이나 보금자리론도 받지 못합니다. 남들 다 받는 혜택을 못 받는다고 생각하니 뭔가 손해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새 아파트에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전세를 주지 않고 제가 들어가 살았습니다.

 

그 결과 그동안 모은 종잣돈은 모두 아파트에 들어가 있고, 매월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까지 상환해야 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현금흐름이 막혀 다른 투자를 진행할 수 없더라고요.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내 집에 들어가 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원룸에서 계속 지내면서 투자를 이어나갈 것 같습니다.

 

유튜브 월급쟁이 부자들 채널에서 너나위님이 김짠부님에게 해 준 말인데 실거주와 투자 사이에서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참고해보세요.
"시간이 지나면 짠부님이 더 좋을지도 몰라요. 전세 끼고 집을 매수한 후 본인은 월세를 사는 경우 집값이 오를 때는 좋을 수 있지만 내려갈 때는 고통이 두배 세배가 돼요. 투자용 집의 가격이 떨어질 때는 월세 내는 것이 정말 아까울 거예요."

3. 첫 집 실거주하면서 느낀점
3-1. 실거주 장점
가장 큰 장점은 편안하고 안전한 내 공간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생일대의 과업이라 할 수 있는 내 집 마련을 했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 집값이니 금리니 주변 경제상황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도 됩니다. 디딤돌이나 보금자리론을 이용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면 고정금리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금운용이 가능합니다.

원룸에 살 때는 내방에서도 옆집과 공간을 공유하는 느낌이라 불편했는데 여기에서는 단지 정원을 들어오는 순간부터 집 같은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가장 좋을 때는 거실에서 바깥을 바라보면서 여유롭게 책을 읽거나 블로그에 글을 쓸 때에요. 아직 많이 부족하긴 해도 그동안 열심히 살았구나라는 생각에 취하게 됩니다.

집 근처 공원
집 근처 공원

집 근처 공원에서 찍은 사진인데 저 오리들처럼 햇볕 쬐며 멍 때릴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3-2. 실거주 단점
시드머니를 모두 실거주 집에 깔고 있는 경우 공격적인 투자와 자산증식이 어렵습니다. 물론 대출금 열심히 갚는 것이 재테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거주 한 채는 가격이 오르든 떨어지든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집 청소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갑니다. 저는 집 관리를 잘 못해 다용도실에 곰팡이도 피고, 욕실 유리에 녹도 생겼습니다. 새집인데 너무 가슴 아파요. 그리고 공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방, 거실, 주방만 사용하고 방 두 개는 텅텅 비어있습니다.

제가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작은 아씨들에는 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중 정말 인상적이어서 제가 대사까지 외웠던 부분이 있습니다.
"좋은 집에 살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져. 웬만한 일은 집에 오면 다 극복이 되니까"

드라마 작은 아씨들
드라마 작은 아씨들

오혜석 : 자본주의는 심리게임이거든. 있는 사람들은 극복할 수 있지만 없는 사람은 못하는 감정이 있어.
오인주 : 그게 무슨 감정인데요?
오혜석 : 상실감. 잃을 수 있어야만 큰돈을 만질 수 있어. 더 많이 리스크를 걸 수 있는 사람이 이기는 거니까. 난 말이야 모든 걸 다 잃어도 이런 집만 있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어.

고모할머니 캐릭터 정말 매력적이었는데 분량이 적어서 아쉬웠습니다. 저도 오인주처럼 한강뷰 아파트에서 살 수 있는 날이 오겠죠. 꼭 한강이 아니더라도 창밖의 풍경을 보면서 여유를 찾을 수 있고, 햇빛이 잘 들어 따뜻한 집에서 평생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내 집 마련을 하면서 한 실수들과 실거주한 것을 후회한 이유에 대하여 적어보았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는 저 같은 시행착오를 이미 겪어 공감을 해 주시는 분들도 있을 테고, 내 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앞으로 내 집 마련하실 분은 제 이야기 참고하셔서 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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