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수술 후 첫 외래(산정특례 등록, 암 진단비 청구, 한달 동안 회복은?)

오늘은 갑상선암 수술 후 첫 외래진료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첫 외래에는 보통 피검사 수치와 조직검사 결과에 따른 향후 치료계획을 상담받습니다. 그리고 산정특례 등록과 병원비 환불, 보험사 제출용 서류들을 발급받게 되는데 지금부터 자세히 적어볼게요.

 

저는 목 직접 절개 방식으로 갑상선 반절제 수술을 받았는데 입원 후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여 주세요.

[갑상선암] 30대 갑상선 반절제 수술 후기(입원 준비물, 수술 후 통증 및 회복기간, 수술비용 등)

아래 사진은 수술한 지 일주일정도 됐을 때 제 수술 흉터 상태입니다. 7cm 정도 가로로 길게 봉합한 흉터가 있고, 왼쪽 점 같이 보이는 부분은 배액관을 뺀 자리입니다. 

갑상선 수술 흉터

처음 수술 설명 들었을 땐 오른쪽으로 5~6cm 정도 흉터가 생길 거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흉터가 커서 우울했어요. 그래서 흉터제거 레이저 치료도 같이 받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레이저 치료 과정도 적어보겠습니다.

수술 후 첫 외래, 바닥난 체력 실감!

 

수술한 지 2주 지난 시점에 처음 외래진료를 봤습니다. 퇴원하고 거의 집에만 있었기 때문에 긴 외출은 처음이었어요. 집에서 병원까지 도보 30분 거리라 늘 걸어 다녔는데 이 날은 정말 힘들어 죽을 뻔했습니다.

 

10분 정도 걸었을 때부터 숨이 조금씩 차더니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러다 쓰러져서 응급실 실려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숨이 차고 식은땀이 났어요. 다행히 조금 쉬었더니 바로 괜찮아졌습니다. 갑상선 절반 떼어냈을 뿐인데 체력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떨어집니다.

 

① 피검사로 갑상선 호르몬, 갑상선 자극 호르몬 수치 확인

진료시간 2시간 전에 도착해서 채혈실에서 피검사를 했습니다. 수술 후 처음으로 하는 피검사였기 때문에 좀 떨렸습니다. 호르몬제를 하루도 빠짐없이 먹고 있지만,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진 않았을까 걱정되더라고요. 

 

갑상선 절제 직후에는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기 때문에 갑상선 호르몬 수치는 정상이지만,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 자극 호르몬 수치는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갑상선 반절제의 경우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 충분히 낮아져야 호르몬제 복용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② 조직검사 결과 확인, 치료계획 상담 

시간 맞춰 담당 교수님 진료를 보러갔습니다. 일단 갑상선 호르몬 수치는 정상이고, 조직검사 결과 악성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1cm 미만의 미세 유두암으로 극초기 단계이고, 림프절 전이도 없어서 호르몬제만 꾸준히 복용하면 된다고 하셨어요.

 

반절제의 경우 남은 반쪽이 일을 더 열심히 하면 호르몬제를 단기간만 복용했다 중단해도 된지만 저는 갑상선염을 앓은 흔적이 있어서 몇 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다음 외래는 다섯 달 뒤로 일정이 잡혔습니다. 생각보다 병원을 자주 가지 않아도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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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검사 결과가 나왔으니 이제 암 확진 진단서도 받고, 중증환자 산정특례 신청도 해야 합니다.

 

③  암 진단서 및 보험사 청구서류 발급

진단서는 진료 볼 때 교수님께 말씀드리면 되고, 병명 부분이 최종진단으로 체크되어 있는 진단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꼭 최종진단 체크가 되어있어야 보험사에 암 진단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입퇴원 확인서, 진료비 계산서영수증과 세부내역서는 퇴원수납 창구에서 입원비 재정산 후 받으면 되고, 진료기록지, 조직검사결과지, 수술기록지는 의무기록 창구에서 신청하면 됩니다.

 

보험사 제출 서류는 미리 꼼꼼하게 챙겨야 병원을 여러 번 방문하지 않습니다. 인터넷 발급도 있지만 건별로 수수료가 천 원이라 은근히 아깝더라고요. 요즘은 병원에서 보험사로 청구 대행을 해주기도 하고, 키오스크를 통해 보험사로 서류를 바로 전달할 수도 있으니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④ 산정특례 등록하고 입원비용 최종 정산

산정특례 등록은 외래에서 작성된 신청서를 받아서 신청인 부분에 서명과 사인을 하고 수납창구에 제출하면 됩니다.

산정특례 등록 신청서

그럼 바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카톡으로 등록 완료 알림톡을 보내줘요. 암은 5년간 산정특례 적용을 받을 수 있고 급여항목의 본인부담률이 5%입니다.

 

이제 퇴원수납 창구에 가서 입원비 정산을 다시 해야 합니다. 저는 가퇴원하면서 220만 원을 냈었는데 이 중 30만 원을 환불받아서 총입원비는 190만 원이었습니다. 산정특례 적용을 받으면 영수증 환자구분에 "5% 중증"이라고 표시됩니다. 

퇴원수납 영수증

 

수술한 지 한달된 몸 상태, 피지컬 100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지금은 수술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여전히 힘들고 피곤합니다. 낮에 조금만 움직여도 초저녁부터 너무 졸려서 12시간 자고 12시간 깨어있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호르몬 수치는 정상인데 난 왜 이렇게 피곤할까 생각하다가 넷플릭스 "피지컬 100"이라는 프로그램이 생각났어요. 겉보기에는 출연진 모두 몸은 좋아 보이는데 헬스근육은 초반에 다 떨어지고 나중에는 운동선수들만 남잖아요.

 

외형적으로 보기엔 별 차이가 없어도 근질이 다른 것처럼 호르몬도 그런 건 아닐까요? 합성 호르몬과 천연 호르몬 모두 피검사 수치는 동일해도 우리 몸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는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갑상선암 수술 후 첫 외래진료때 해야 할 피검사, 조직검사 결과확인, 보험서류 발급, 산정특례 등록 등을 적어봤습니다. 갑상선암 수술에 참고하셨으면 좋겠고 모두 쾌차하시길 바랄게요.